아들만 셋 이라구요?
결혼 전,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다.
아기도 그저 귀엽네~ 하고 말 뿐이었었었다!
그러던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이를 낳고, 또 아이를 낳았다.
그것도 아들만 셋으로!
심지어 셋째는 계획된 임신이었다니, 나도 놀라울 따름이다.
셋째를 계획했다고 하면 99%의 사람들은 나에게 이렇게 묻는다.
"예? 왜요?"
혹은, "아, 딸 낳으려구요?"
그리고는 아이고 아들이라 어쩌냐 하는 웃음으로, 혀를 끌끌 차며 나를 바라본다.
모르는 사람들의 관심도 엄청나다.
엘리베이터에서,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유모차에 누워있는 셋째를 보고 묻는다.
"설마.. 얘도 아들이에요?"
"엄마는 딸이 있어야하는데... 쯧쯧.."
"우와, 대단하네요. 화이팅이에요! 나라에서 이런사람은 상 줘야 해 정말!"
그것도 아니면 박장대소를 하거나, 탄식을 하며 동정섞인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아, 어쩐답니까.
내가 좋아서 셋 낳았고, 나는 예쁘게 키우고 있습니다만.
나는 아직 목청도 괜찮고, 생각보다 소리도 안지르고 있어요.
자꾸 나를 보고 대단하다고 하지 마세요..
아들이라고 엄청나게 다이나믹하게 키우고 있지는 않답니다.
물론 많이 뛰고 꺅꺅거리는 통에 정신 없지만, 아이들은 다 그런거 아닙니까?
무조건 몸으로만 놀거나, 때려 부시거나, 싸우기만 하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하지만 설명하기도 그렇고 하니 적당히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러게요. 어마어마하죠?"
"네네, 이러다 득음하겠어요."
엊그제도 평소처럼 그렇게 말을 하는데 나를 함께 안타깝게 쳐다보는 첫째와 눈이 마주친다.
아, 혹시 자기 존재가 엄마를 힘들게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내가 확실히 말을 해줘야 하는걸까.
도대체 우리 아이들은 커 가면서 몇 번의 이런 시간들을 겪어야 할까?
얘들아, 엄마는 너희가 엄마 아들이라 너무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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