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잃어버린 것(서유미)
2021.03.25
출산과 육아는 평화롭던 내 삶의 방향을 바꾸어 놓았다. 남들처럼 학교에 다니고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어느새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취업을 해서 일을 했듯이, 학교에 다녔듯이, 출산과 육아도 그저 내 성장에 하나의 과정쯤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그 동안 살아왔던 삶의 패턴과 우선순위를 바꾸는 일이었다. 무엇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일도 없었다. 그리고 책 속의 경주가 그랬던 것 처럼 남편과 나도 빠르게 동지애로 전환이 되었다. "누구나 어떨떨하고 어색한 상태로 인생의 새로운 구간에 도착하고 낯선 역할을 맡아 수행하는 거라고, 경주는 자신이 달라졌고 자신의 어떤 부분은 돌이킬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게 되었다" - 어린 아이는 울음이 언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