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안에는 아이가 산대 (헨리 블랙쇼)
제목을 보고 흥미가 생긴 책이다.
'어른들 안에는 아이가 산대'
맞아 맞아. 내 안에는 철딱서니 없는 아이 같은 모습이 있지. 나이만 먹었지 나 사실 진짜 유치하잖아.
마침 막내 아이랑 신나게 막춤을 흔들어 재낀 후에 본 터라 이거 뭐 딱 내 이야긴데? 생각하며 웃음이 났다.
남편은 내가 보고 있던 책 제목을 보더니 "이 책 제목이 좀 슬픈 느낌인데?"라고 말했다. 어쩌면 남편은 본인 안에 있는 아이를 많이 돌보지 못해 서글픈 마음이 들었던 걸까? 아님 잊고 있던 아이 같은 모습이 생각이 나서 슬픈 느낌이었을까.
7살 아들의 반응도 재미있다.
"제목 지인짜 웃기다. 이거 모든 어른들 안에 아이가 있는 게 아니라아~ 배 속에 아기가 있는 엄마들만 있는 거겠지."
아이는 형님 포스를 뿜뿜 풍기며 오류를 발견해 낸 자신이 기특해 죽겠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같은 제목을 보고도 모두 다른 생각을 한다. 이것 만으로도 이 책의 제목은 참 훌륭하다.
아이는 책을 읽고 난 후, 어른들은 어른들은 아이를 숨기느라 조금 힘들겠다며 엄마도 아이 같은 적이 있었는지 물으며 놀라워했다. 그리고 자기도 좋은 어른이 될 수 있게 지금 자신을 아껴주겠다고 말했다.
아 정말 기가 막힌 감상평이구나.
맞는 말이다.
세상 걱정 없는 아이들을 보면 문득 나도 저렇게 마음껏 신남을 표현하고 싶을 때가 있고,
작은 일에도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울어버리는 아이를 보며 나도 엉엉 울어보고 싶다 생각했던 때가 있다.
내가 벌어 내가 쓰는 어른의 삶이 좋다가도 가끔은 누군가에게 사달라고 떼쓰면 사주기도 하는 아이가 부럽기도 했다.
물론 가끔은 내 안의 아이가 나도 모르게 불쑥 나와 아이들과 막춤 한 판을 신나게 추기도 하지만 말이다.
책의 뒷면에는 이런 글이 쓰여 있다.
하루 빨리 어른이 되고픈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책
여전히 아이처럼 살고픈 어른들을 위한 특별한 책
아이와 함께 읽을 수 있는 책. 그리고 오랫동안 기억될 책. 나를 살펴볼 수 있는 책.
마치 두꺼운 도화지에 물감으로 그린 듯한 따뜻한 그림 덕분에 가지고만 있어도 기분 좋아지는 책
'어른들 안에는 아이가 산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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