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기록
감격의 백일을 기념하야, 지난 백일간의 기록을 해 본다.
언제 날 보고 웃어주려나, 언제 목이나 가누려나 했는데 벌써 이만큼이나 컸다니. 정말 시간은 쏜살과 같구나~
2014년 12월 16일 오전 10시 5분.
10시간의 진통을 마치고 3.11kg으로 응애~! 하고 태어난 샛별이.
생후 30분만에 빵-끗 미소 서비스로 엄마 아빠의 마음을 흔들어버렸다.
근데 지금 보면, 육아는 처음이지? 잘 수 있을 때 많이 자 둬~ 하는 것만 같아.
신난 애미, 애비는 기념으로 셋이 된 첫 가족사진도 찍어보고. (곧 나는 과다출혈로 응급실로 실려가게 되었지만 ㅠㅠ)
3일 뒤 조리원에 들어오게 되었다.
이 무렵 남편과 나는 우리 아이는 왜이리 순하냐며, 우리가 순딩이를 낳았다는 망언을 하기도 했었더랬었었었다...
하지만 조리원은 더워도 너무 더웠고
내 몸의 변화는 낯설기만 하고
시도 때도 없는 수유셔틀로 나는 젖소인가 사람인가를 고민하게 되었으며,
널뛰는 감정변화로 엉엉 울었다가 곧 꺄르르 웃기도 했다.
주원이는 쪼꼬만 얼굴로 웃기도 하고 찡그리기도 하고, 빤히 쳐다도 보면 차암 예쁘기는 하지만.
서투르기만한 왕초보 엄마는 어찌 해 줘야 하는지 몰라 만지기도 조심스럽기만 했다.
첫 크리스마스.
연말에 태어나 며칠만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주원이는 크리스마스 기념인지 배꼽도 이쁘게 떨어졌다.
조리원의 더위와 나의 감정변화, 서울 끝-인천 출퇴근으로 힘들었을(아직도 힘들고 있을 ㅋㅋ) 남편은
처음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아들과 조리원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나에게 카드를 써서 주었다.
여기까지가 순딩이 주원이와 함께한 조리원 천국 생활.
두둥. 집에 온 뒤 50일 무렵까지는 절대적인 잠 부족이 찾아왔다.
3시간 마다 수유하고 트름시키고 나서 토닥토닥 재우기.
중간중간 기저귀갈고 토하면 옷 갈아입히고 다시 안아서 트름시키기.
잠들고 나면 젖병 소독하고 물 온도 맞추고 계속 나오는 빨래하고
이제 좀 자볼까?? 하면 응애~~~~
근데 이 3시간 마저 안자고 밤에 소리소리를 지르며 울기 시작했다.
아기를 안고 작은 거실을 밤새 수백 바퀴 돌던 그 시절. 흑 다시 생각해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
겨우 잠이 들었을 때 아기를 내려놓자마자 등센서 발동되어 눈을 번쩍 뜨면 진심 소오름.
으아아아아아아앙!!!!!!!!!!!!!!!!!
나를 안으라고!!!!!!!!!!!!안으라고!!!!!!!!!!!!!!!!!!
잠이 온다고!!!!!!!!!!!!!!!!!!!!!!!!!!!!!!!! 배가 고프다고!!!!!!!!!!!!!!!!!!!!!!!! 기저귀가 찝찝하다고!!!!!!!!!!!!! 그냥, 그냥 울고 싶다고!!!!!!!!!!!!!!!!
파닥파닥 우는 주원찡...
애미도 울고 싶구나.
그래도 50일 무렵부터 무려 4시간이나 연속으로 자기 시작했고, 점점 자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
만쉐~
키도 무럭무럭 자라고 몸무게도 많이씩 늘고, 그리고 머리크기도...
유전이야. 엄마아빠가 미안해 주원아.ㅋㅋㅋ
박력있게 하품도 해주시고.
이제 제법 눈도 마주치고.
토실한 허벅지도 자랑했다.
그리고 이제 자꾸 올라가는 속싸개는 무의미해 베냇저고리와 속싸개를 벗기고 내복 생활을 하게 되었다.
목도 제법 가누기 시작!
무게는 훨씬 무거워졌지만 안기가 편해졌다~
점점 웃음이 많아지고 옹알이도 옹알옹알옹알!
자꾸 손을 빨려고 해서 공갈을 물려줬더니 쪽쪽 잘 빨았다.
칭얼거릴 때도 물려놓으면 얌전- 이런 쉬운남자.
애교도 부리고~
점차 어린이 같은 모습으로 변신!!
엄마가 바지 꺼꾸로 입혀서 미안해. 사진 보고서야 알았어. ㅋㅋㅋ
그래도 여전히 새벽 수유는 힘들다.
주원이도 힘들었겠지?ㅋㅋ
다양해진 표정들!
그리고. 드디어 외출!!
날씨가 간만에 따뜻해 유모차를 끌고 동네 시장을 한바퀴 돌았다.
햇살 받으며 밖에 나가는 일이 이렇게 신나는 일일 줄이야!
날 풀리면 매일 나가려고 했는데 미세먼지와 황사라니..
유모차만 타면 자는 주원찡은 역시나 숙면.
100일이 가까워 지면서 이제는 눈만 마주쳐도 꺄르르
밤잠은 6시간에서 8시간에서 9시간까지 늘어났다.
여전히 혼을 쏙 빼놓을 만큼 떼쓰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고
못생김 뚝뚝 떨어지며 잠투정 작렬하지만.
잠에서 깨면 꺄르르 웃으며 밀땅하는 주원이.
혼자서 거품만들면서 잘 놀고
뿌듯하게도 임신했을 때 만들어둔 모빌만 틀어주면 한참을 쳐다봐 엄마에게 밥먹을 여유도 주고있는 착한 아들!
아직도 세상이 끝난 것 처럼 울고불고울고불고 그러지만... ㅠㅠ
엄마 아빠를 미소짓게 만들어준다.
무럭무럭 잘 크느라 수고했어~
200일까지 또 달려가보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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