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이의 50일
둘째는 사랑 이라더니, 마냥 예쁜 둘째가 50일을 맞이하였다.
터울이 얼마 안나는 우리 둘째는, 임신 기간동안 태교는 커녕 만삭때까지 첫째한테 깔려있기 일쑤였다.
하지만 첫째와 놀아주는 덕분에(?) 매일 동요를 부르고 동화책을 읽고 많이 웃으며 오히려 첫째 때보다 더 좋은 태교를 한 것 같기도 하다. ㅋㅋ
배에서 너무 즐거웠던 모양인지
마지막 주까지 자리를 못잡고 뺑글뺑글 돌아대는 통에 결국 주수를 다 못채우고 유도분만을 하기로 하였다.
두근두근 유도분만 당일.
새벽에 일어나 준비를 하는데 피도 비추고 가진통도 계속 있고, 아 이거 바로 성공하겠다 느낌이 왔다 ㅋㅋㅋ
병원에 도착해 이것저것 굴욕세트라는 것을 차례로 거치고 촉진제를 꼽자마자 엄청난 진통 시작- ㅠㅠ
다들 둘째는 수월하게 낳는 다길래 진짜 그런줄 알고 방심하고 있었는데,
1분간격의 강한 진통만 6시간을 내리 하고, 저승사자랑 하이파이브를 하고 나서야
2016년 2월 4일 오후 2시 3분에 우렁찬 울음 소리와 함께 서준이를 만날 수 있었다.
아직 나올 날짜가 아닌걸로 알고있는데 요기가 어딘고.
쪼글미 가득한 얼굴로 두리번두리번.
나는 조금 정신을 차리자마자 아가를 불러 아빠랑 사진도 찍어주고
첫째 때처럼 기념촬영도 했다.
그리고 진짜 형아가 된 원이도 동생과 인사를 나눴다.
조리원은 어디한번 조리원 천국을 제대로 느껴보자 싶어 첫째 때와는 달리 무엇보다 많이 쉴 수 있는 곳으로 선택했다.
첫째땐 신생아실 청소시간에 주원이가 방으로 오면 안절부절안절부절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었는데
터울이 적어서 그런지 요렇게 빤히 쳐다봐도
이렇게 응애하고 울어도
당황하지 않고 나름 익숙하게 신생아도 볼 수 있었다.
첫아이 엄마는 신생아실에 매달려 아기 구경하느라, 둘째 엄마는 방에서 첫째 사진보며 훌쩍이느라 조리를 못한다더니 ㅋㅋ
많이 쉴 수 있는 조리원이었음에도 나는 첫째랑 내내 영상통화를 하며 시간을 보내느라
여러가지 감정의 기복 따윈 느낄 새도 없었다. ㅋㅋ
그러는동안 준이는 신생아실에서 먹고-싸고-자고-혼자 놀고 를 반복하며
신생아실의 순둥이로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첫째 때 당한 전적이 있는 의심많은 애미 애비는 집에가면 변신할 거 다 알고 있다며 그저 코웃음을 치고 있었더랬다.
하루하루 무럭무럭 자라는 서준이는 이제 초점도 제법 맞고
요렇게 빤히 쳐다보기도 했다.
신생아실에 가면 포즈도 취해주고
눈도 마주치고!
임신기간에 많이 웃으며 지내서 그런지 빵끗 함박웃음을 지으며 배냇짓을 하면
그저 귀여움에 심쿵!
첫째 걱정에 짧지 않았던 조리원 생활 2주가 흐르고 형아가 있는 집으로 입성!
오호라. 너로구나!
다행히 원이는 걱정과는 다르게 질투하지 않고 아기를 잘 받아들여 주었다.
오히려 나도 조심스러워서 못한 뽀뽀를 침 가득 묻혀가며 너무해서 문제랄까. ㅋㅋㅋ
물론 호기심 많은 형아가 준이를 기습공격 하면
ㅋㅋㅋㅋㅋ
이렇게 서러움이 퍽발!
하지만 울음도 짧은 둘째는 한두번 응애하고 다시 평온을 되찾는다.
그래도 울고 있으면 제일 먼저 달려와 쪽쪽이를 물려(라고 쓰고 '그냥 막 쑤셔'라고 읽는다ㅠㅠ)주는 형아가 있어 든든!할.. 거야.
영아산통으로 한참을 아파할땐 안쓰럽기도 했지만
그래도 정말 순한 편인 준이는 형아를 챙기느라 가끔씩 정신줄을 놓고 있는 엄마를 위해서인지 혼자서도 잘 놀고 생후 30일도 안돼 무려 4~5시간 이상씩 자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제 눕혀두면 슬슬 고개도 들어올리고.
모빌도 빤히 쳐다본다.물론 그 옆에는 형아가 항상 함께.. ㅋㅋ
형아 보느라 울어도 빨리 못안아줘서 미안한 마음이 있는데 그럼에도 이렇게 건강히 잘 자라고 있어 기특한 준이.
어느새 50일을 맞이하여 기념하고자 우리 부부는 야밤에 갑자기 삘받아 사진 촬영을 하기로 했다.
야밤에 씻지도 않고 파자마 촬영-준이는 심기가 불편해 보이지만, 그래도 엄마아빠는 즐거웁구나!ㅋㅋㅋ
어므나. 요염한 남편님.ㅋㅋㅋ
여기까지 우리 준이의 즐거운 50일 기록.
아직 어린 아들 둘이라 주위에서 겁을 많이 줬었다.물론 둘이 동시에 찡얼대고 잠도 못자고 힘들 때는 눈물이 찔끔 날때도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참 큰 행복이다. 기쁨을 주는 우리 아이들.
준아, 무럭무럭 자라서 형아랑 엄마랑 아빠랑 빨리 놀러 다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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